정희진 (서평가, 문학박사,『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 이 작품은 첫 문장부터 직진한다. 근래 읽은 소설 중 가장 술술 읽히고 가장 재미있다. 작가 원소윤은 자전적 소설, 성장 소설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이토록 낙천적인 성장 소설이라니, 낙천적이지만 이토록 서늘한 고단함이라니. 거침이 없으되 성찰적인 신선한 자기 돌봄이라는 ‘장르’가 도착했다. 이 신예 작가에 매료된 나는 다시 한번 배웠다.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새로운 서술 형식이, 작품의 내용을 어떻게 강제하고 흥미롭게 만드는가를. 유머는 인간의 가장 지적인 면모라는 것을.
작가의 문체는 조사(助詞) 하나도 편집할 것이 없을 정도로 유려하고, 서사는 일상적이면서 정치적인 독특한 스토리텔러의 등장을 선언한다. 무엇보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작중 인물의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나와 그녀의 대화는 끝날 줄 모르고 지속된다. 작품의 독후감은 상상의 토크 쇼 무대 자체다. 이 절망적인 시대에 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독자로서 가슴 설레는 기다림이 될 것이다. 위로와 웃음, 정확하고 따뜻한 깨달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원소윤 작가님, 저도 마리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