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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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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괴테 연구가 도이치는 홍차 티백에서 출처 불명의 괴테 명언을 발견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평생 괴테를 연구한 그조차 본 적 없는 낯선 문장이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이 주장해 온 이론을 완벽하게 요약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출처를 찾을 수 없는 말은 거짓인가, 아니면 새로운 진실인가? 이 한 문장이 도이치의 삶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23세 대학원생 스즈키 유이의 첫 장편소설로, 제172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일본 언론은 그를 움베르토 에코, 칼비노, 보르헤스에 견주며 “일본 문학의 샛별”이라 극찬했다. 스무 살 남짓한 청년이 쓴 이 작품에서는 고전문학의 풍부한 깊이와 신인만의 참신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사랑과 언어, 문학의 본질을 탐구한다. 괴테, 니체부터 보르헤스, 말라르메까지 방대한 인문학 지식이 소설 곳곳에 녹아 있지만, 어딘가 어리숙하고 사랑스러운 인물들과 어우러져 난해하지 않게 다가온다.

Prologue






Epilogue
저자 후기
옮긴이의 말

: 저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책의 ‘후기’엔 줄리언 반스의 『플로베르의 앵무새』(1984)의 ‘저자 노트’를 차용한 대목이 있다. 이는 이 소설이 반세기 전 유행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에 제 뿌리를 두고 있음을, 특히 위대한 작가의 비밀을 탐구하는 외양을 취하면서 결국 인생 그 자체의 비밀을 성찰하는 소설들의 영향권 속에 있음을 보여준다. 흘러간 옛노래처럼 보일 위험을 무릅쓰고 이 장르에 도전했다는 것은 오히려 이 젊은 작가가 가진 야망의 크기를 알려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소설에서 교양과 지식의 광휘를 걷어낸 뒤에도 그 중심에 견고한 ‘실천적 지혜’(프로네시스)가 버티고 있음을 보여줄 자신이 없다면 감히 착수할 수 없었을 소설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때론 앎이 삶을 소외시키곤 하는 학계를 배경으로, 어떤 문장의 출처를 ‘알아내는’ 것과 그 문장의 깊은 뜻을 ‘살아내는’ 것은 다르다는 지혜를 노련하게 설파하는, 『파우스트』의 새로운 버전이다. 그렇다고 아카데미를 비판하자고 쓴 건 아니고 “진짜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자는 소설인데, 나는 더 나아가, ‘읽고 쓰는’ 인간적 권리를 AI에 아웃소싱하는 이 자멸적 시대에 앎과 삶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사유하자는 취지의 소설로도 읽고 싶다. 아쿠타가와상을 “계획한 것보다 빨리” 받아버린 덕분에 23세에 그 상을 받은 훌륭한 선배들과 공통점이 생긴 그의 운명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축하와 기대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적어보기로 한다: 오에 겐자부로, 히라노 게이치로, 그리고 스즈키 유이.
은유 (르포 작가, 『해방의 밤』 저자)
: 명언 수집가인 내가 상상만 하던 작품이 도착했다. 이 소설은 명언으로 지은 집이다. 세계 문학에서 채집한 문장들이 잘 박힌 못처럼 이야기를 지탱하며 진리와 삶에 대한 심원한 물음을 길어 올린다. 매력은 글이 젊다는 것. 모든 작가의 첫 책에만 들어 있는 자기다움을 밀고 나가는 에너지가 배어 있다. 압도적 지식과 오타쿠적 깊이는 매혹적이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삶의 공포에 맞서 좋은 문장을 저축하고 필사하는 이들에게 꼭 가봐야 할 명소가 될 것이다.
: 스물 남짓한 젊은 작가가 쓴 오래된 느낌의 소설에 왜 이토록 호감이 가는지 생각해 보니, 여기에는 기쁨이 쓰여 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를 아는 것, 알고 싶어 하는 것, 인간이 가진 그 근원적인 기쁨이 이 소설에 가득 차 있다.
: 문학 연구가 미스터리로, 모험 활극으로 변형될 수 있음을 증명한 새로운 메타 소설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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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원서로 읽기 위해 일본어를 전공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온다 리쿠의 《스프링》,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센류 걸작선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아무튼, 하루키》, 《우리는 올록볼록해》, 《내 서랍 속 작은 사치》,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공저), 《읽는 사이》(공저) 등을 썼다.